산후 우울증

산후우울증 당신의 자녀가 위험하다

강용 대표 2009. 11. 9. 15:29

산후우울증 당신의 자녀가 위험하다

최소 6개월정도 약 복용 전문의와 상의 후 약 중단 결정

메디컬투데이

최근 우울증에 시달리던 어머니가 자신의 6살 난 아들을 한강에 빠뜨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광진 경찰서에 따르면 6년 전 아들을 출산하면서 얻은 산후 우울증이 그 원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산후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산후 우울증의 경우 약물치료를 통해 80% 정도는 완치가 가능한 만큼 담당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즉각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다.

◇ 산후 우울감-우울증 구분해야

산모 대부분이 느끼는 산후 우울감과 산후 우울증을 구별해야한다. 산후 우울감은 산모 10명중 8명이 경험하는 감정의 변화로 느닷없이 눈물이 나오거나 기분이 울적해지는 감정의 기복을 갖는다.

이러한 감정의 변화는 출산후 3~5일을 고비로 2주 이내에 자연스럽게 없어지지만, 드믈게 몇 달 동안 우울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반면 산후 우울증은 산후 우울증상을 경험한 산모 10명중 1~2명꼴로 겪게 되는 증상으로 출산 4주 이내에 발생한다.

산후 우울증에 걸리면 모든 일에 흥미를 잃고 매일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반대로 잠만 자기도 한다. 또 자기자신을 무가치하게 생각하고 식욕을 잃거나 폭식의 증상을 보이기도한다.

◇ 산후 우울증 심하면 환청·자살 충동 느껴

생물학적으로 보는 산후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분만 후 여성호르몬인 에세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뇌신경전달물질 체계를 교란시켜 산후 우울증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산모가 산후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성격이나 성장 환경 등에 차이가 있다.

산후 우울증은 ▲우울증 병력이 있는 경우 ▲아기를 처음 돌보는 경우 ▲원치 않은 임신인 경우 ▲분만상 장애를 겪은 경우 ▲남편의 애정이 결핍된 경우 등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유발되기도 한다.

이러한 산후 우울증의 경우 심하면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기도 하는데, 멍한 상태가 지속되다가 간혹 '아이가 죽었다'거나 '남편이 죽은 것 같다'등의 헛소리를 하는 등 불안 증상을 보인다.

이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방치하게되면 극단적으로 자살이나 영아 살해 등의 출산 후 정신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 방치하면 자녀에게 치명적

무엇보다도 산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산모의 자녀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대한소아과학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산후우울증을 앓는 어머니는 ▲양육에 대한 중압감 ▲분노 ▲상실감 ▲죄의식 ▲비합리적 사고 등이 가득해 아이를 돌보는 데 부주의하고 무관심하다.

즉 무표정하고 아이를 거칠게 다루며, 아이가 아파도 약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항상 짜증나고 화난 표정을 지으며 울고 보챌 뿐만 아니라 잠투정이 많고 달래기 힘들며 사고와 질병도 증가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아이들이 8~10세가 되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청소년기엔 행동장애로 이행할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것.

또 산후우울증을 겪은 여성의 자녀는 나중에 공격적인 성격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 카디프대 데일 헤이 박사팀은 출산 여성 120여명과 그 자녀를 대상으로 10여년간 조사한 결과 산후 우울증을 겪은 어머니의 아이들이 나중에 공격적인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프로작 등 약물치료가 최선

먼저 산후 우울 증상과 산후 우울증을 구분해야 한다.

이때 산후 우울증인 것으로 판단되면 스스로 극복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신경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산후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산후 우울증을 비롯해서 우울증이 환자 자신의 의지가 약해서 걸리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이상이 생긴 병으로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투여해야하는 당뇨와 마찬가지로 뇌에 꼭 필요한 물질이 잘 생겨나지 않아 걸린 질병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가 치료보다는 약물치료가 우선적으로 행해져야하고 치료효과 역시 좋다.

약물 치료의 효과는 대부분 항우울증 치료제 복용 후 2~3주가 지나야 나타난다. 따라서 복용 즉시 효과가 없다고 중단하기 보다는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복용하면서 팔이 아프다는 등의 물리적인 통증이 유발될 때에는 반드시 담당 전문의와 상담해 다른 우울증 치료제로 바꾸는 것이 좋다.

우울증 치료제 역시 과거와 달리 여러 부작용을 줄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계열의 프로작(prozac) 같은 약물이 개발되면서 약에 대한 내성이나 의존도가 없고, 복용이 간편할 뿐 아니라 식욕억제 효과까지 있다. 이 때문에 비만치료제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물론 약간의 구토증세나 성 기능 억제등의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나아진다.

이런 약물 치료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담당 전문의의 지시에 잘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우울증 치료의 80%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며, 담당 전문의의 지시대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우울증을 빨리 치료하는 지름길이다.

참고로 초기 우울증의 경우 평균 복약기간은 최소 6개월 정도이며, 이때 증상의 정도에 따라 복약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이때 투약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자의로 판단해 약을 끊으면 우울증이 재발할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최소 6개월정도 꾸준히 복용하면서 담당 전문의와 상의 후에 약 중단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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